초록우산

[책에 빠진 날] 인간의 병원 응급실을 방불케 하는 야생동물 구조기

야생동물병원 24시

작성일 : 2014-03-21 00:01 작성자 : 이제희 (mjjm1203@naer.com)

야생동물병원 24시 (출판사 : 책공장 더불어)  

저자 : 전북대수의과학대 야생동물의학실

저자 소개

이 책은 전북대학교 수의과학대에서 야생동물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며 느낀 기쁨과 슬픔을 그리고 있다.

 

서평

나는 원래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알레르기가 있어 동물은 키우면 안 된다고 해서 그렇다. 그래서 그런지 길에서 강아지를 보거나 고양이를 봐도 그다지 귀엽다거나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야생동물은 너무나 나하고는 먼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내가 봉사하고 있는 생물다양성협회에서 실시하는 포럼에 참가했다가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희귀동물에 대한 발표를 듣고 나서이다. 밍크나 수달이나 북극곰이나 늑대 등 우리가 책에서 많이 접한 동물들이 인간의 무분별한 포획으로 그 수가 줄어들고, 이 상태대로라면 20~30년 안에 지구상의 대부분의 생물조이 멸종할 거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겨울에 입는 오리털 파카를 만들기 위해 오리나 거위의 가슴털을 모두 밀어내서 빨간 피부가 드러난 사진도 보여주었는데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협회장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해 주셔서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야생동물들이 사라지는 이유가 모두 우리 인간들의 밀렵이나 수렵행위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밀렵꾼의 총에 맞아 날개를 다친 독수리와 깃을 이식받은 수리부엉이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들에게 있어 날개란 인간의 다리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게 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또 바다에서는 낚시꾼들이 던진 납봉들 또한 물고기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그걸 문 채로 도망가 결국은 납중독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취미로 하는 낚시조차 사실은 자연 생태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고 낚시 자체를 못하게 할 수도 없으니 봉돌을 납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또 고속도로 같은 데서는 로드킬이 문제이다. 먹이를 찾으러 가거나 길을 건너다 지나가는 차량에 치어 죽는 것인데, 우리나라 고속도로에서 자주 보게 되는 장면이다. 이 책에서는 로드킬을 당한 어미 고라니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뱃속에는 아기 고라니들이 있었다. 결국 어미가 죽음으로 아기들도 죽게 되는데 그 부분에서 인간으로서의 죄책감이 들었다. 결국은 어미고라니는 살리지 못하고 안락사를 시키는데 그런 선택을 하면서 가슴 아파하는 수의대 학생들의 마음에 동감했다.

새롭게 안 사실이지만 모든 동물들은 자신의 머릿속에 인지된 길로만 다닌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길에 고속도로나 길이 놓이게 되면 동물들은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본능에 따라 길을 건넌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고속도로를 만들 때 야생동물들이 다닐 수 있도록 육교를 만들고 그 밑에 길을 만든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 인간 위주로만 생각하고 건설을 하기 때문에 로드킬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빨리 야생동물들이 안심하고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육교를 만들든지 해서 생물종의 감소를 최대한 막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새로운 길을 만들 때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건설해야 할 것이다.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것은 어미너구리를 콤바인에 잃은 8마리 새끼너구리 이야기이다. 어미가 보리를 수확하는 콤바인을 자신을 공격하는 포식자로 알고 공격하다가 죽게 되는데 사실은 슬프기도 했지만 그 단순함에 웃음이 나왔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새끼너구리들은 수의사들이 엄마 대신 우유도 주고 소변 연습도 시키고 그렇게 해서 키워준다. 그런데 여기서 수의사들보다 더 감동적인 것이 머리를 다쳐 방생되지 못한 삼촌너구리이다. 이 너구리는 자연으로 방생되기 전에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생존능력을 가르치는 대리모역할을 하는데,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결국은 서로 돕고 산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이 책에서 또 한 가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각인에 관한 것인데, 야생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수의사들을 엄마로 알고 보살핌을 받으면 방생할 때 어렵기 때문에 키울 때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동물 역시 감정이 있고 자신을 키워준 사람에게 정을 느낀다고 생각하니 그런 동물을 하찮게 여겼던 내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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