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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진료비 5.7배差… “부르는 게 값”

작성일 : 2017-04-06 19:45 작성자 : 임향숙

 

- 병원마다 천차만별…‘울며 겨자 먹는’ 소비자들 

수가제 폐지뒤 가격 자율 책정 
명확한 기준 없어 피해 잇따라 
상담센터 불만접수 年3000건 

1월 전국 가격차이 현황공개 
광견병 예방접종 7배나 차이 
“합리적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30만 원 정도에 해드리는데…. 다른 곳 다 알아보셔도 비슷할 거예요.”

5일 기자가 수컷 반려견의 중성화 수술 비용에 대해 전화로 문의하자 돌아온 A 동물병원 관계자의 답변이었다. 하지만 A 동물병원에 연락하기 직전에 같은 문의를 했던 B 동물병원에서는 중성화 수술이 17만 원 정도에 가능하다고 응답했었다. 이 같은 내용을 A 동물병원 관계자에게 이야기하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수술 전후 처리나 사용하는 장비 등을 최신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비용이 추가되는 것 같다”며 “동급의 수술 품질을 가진 병원들은 다 우리와 비슷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C 동물병원과 D 동물병원 등에 반려견 중성화 수술 비용을 추가로 문의해 본 결과 C 동물병원에서는 12만 원을, D 동물병원에서는 25만 원을 불렀다.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로 가격을 책정해 운영하고 있었다. 가격이 동물병원마다 제각각인 이유를 물어봤지만, 구체적이고 명쾌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명확한 기준이 없는 동물병원의 반려동물 수술과 진료, 각종 의약품 가격 정책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는 계속되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박모(30) 씨는 지난달 반려견이 밤중에 갑자기 경련을 일으켜 급히 그 시간에 문을 연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진정시킨 뒤 46만 원을 지불했다. 박 씨가 간단한 주사를 놓는 정도의 진료 행위에 비해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해 이에 대해 문의하자 병원에서는 “야간 진료비와 밤중에 급하게 출근한 의사의 출장비, 철분제 투여 등 비용이 모두 포함된 가격”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맞는 이야기인지 알 수 없었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박 씨는 “소비자들이 동물병원을 주로 집 근처 한 곳만 이용하다 보니 잘 모르고, 동물병원이 요구하는 가격에 대해 무어라 반박하기도 어려워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등 현상이 이어지면서 반려동물 판매업체 수는 3100여 곳, 동물병원 수는 4300여 곳에 달하는 등 반려동물 가구도 1000만 시대를 맞이했지만, 관련된 소비자 피해도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반려동물 관련 상담 건수는 지난 2012년 3254건에서 2013년 3612건, 2014년 3963건, 2015년 3399건, 2016년 2952건 등으로 연평균 3000건 넘게 접수됐다. 동물병원과 관련된 상담도 2015년 1월부터 지난 4일까지 871건이 접수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1147가지 물품·서비스 중 240위로 매우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교육중앙회에서는 지난 1월 전국 반려동물과 관련 물품·서비스 등의 가격 차이 현황을 직접 조사해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18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6대 광역시 애완동물 관련 업소 156곳에 대해 진행된 이 조사에서도 동물병원마다 제각각인 가격정책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조사에서 동물병원 비용은 진료비의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가 초진 진료비는 5.7배, 재진 진료비는 4.3배 등으로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으며, 검사비도 일반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사진 촬영 가격 차이가 4배까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각종 예방접종비 역시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광견병 접종 비용은 최저가와 최고가가 7배나 차이가 났으며, 코로나장염과 파보바이러스, 케널코프 등 질병은 5배나 차이가 났다.  

반려동물의 치과비용을 살펴보면 치아 1개당 발치 비용은 최고가와 최저가 가격 차이가 3배였으며, 스케일링도 2배나 됐다. 마취비를 포함한 중성화 비용은 암컷이 평균가 24만9231원, 최저가 15만 원, 최고가 40만 원으로 차이가 1.7배였으며, 수컷은 평균가 12만8571원, 최저가 5만 원, 최고가 25만 원으로 차이는 4배였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반려동물 시장에서의 소비자지향성 강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가격 차이는 동물의료 수가제 폐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동물병원 진료비는 별도 기준 없이 동물의료 수가제 폐지 이후 병원 간 자율적 경쟁을 통해 진료비가 책정되도록 하고 있으나, 적정 수준의 진료비가 시장에 형성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혼란스러움만 가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진료비 부담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동물보험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적정 수준의 투명한 진료비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교육중앙회 관계자는 “동물병원 가격정책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동물병원은 반드시 가격을 비교해본 후 이용해야 하며,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동물병원 비용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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