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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동물보호소 입양률이 90%를 넘는 비결

작성일 : 2017-04-07 17:36 작성자 : 강유정

  

동물시설'티어하임'은 동물들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개와 고양이가 머무는 방에는 바깥 뜰로 연결되는 통로가 뚫려있다.

 

동물복지 선진국으로 알려진 독일에서는 원칙적으로 오갈 데 없는 동물들을 '티어하임'이라는 민간 동물보호시설에서 보살피고 있습니다.

티어하임(Tierheim)은 '동물(Tier)의 집(heim)'이라는 뜻인데요. 동물을 살처분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독일 전역에서 약 1,000 곳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일본의 동물 전문 미디어 페토코토 는 최근 베를린 시내에서 약 10㎞ 떨어진 교외에 위치한 '티어하임 베를린'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이곳은 유럽최대 동물보호시설이기도 한데요. 총면적이 18만 5,000㎡(약 5만 6,000평)로, 시설 주변으로 광대한 녹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에선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토끼, 새, 파충류, 말, 양 등 다양한 동물을 연간 1만~1만 5,000마리씩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 중 60%는 주인이 사망하거나 가족이 이사하면서 입소한 동물들이고, 나머지 40%는 주인을 알 수 없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다 구조된 동물들이라고 합니다.

티어하임에선 직원 140명과 자원봉사자 600명이 동물을 돌보거나 시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수의사와 동물간호사도 각각 10명씩 근무하고 있습니다.

연간 1만 마리 이상의 동물을 보호하고 있지만, 입양률은 무려 90%를 넘는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티어하임 베를린의 입양 기준이 느슨한 것은 아닙니다. 몇 번이고 티어하임을 방문해 입양을 심사숙고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동물을 입양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거쳐야 할 여러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입양 희망자는 가족구성, 주거환경, 근무시간 등에 관한 세세한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길고양이들을 위한 보금자리는 풀숲에 마련됐다.

 

예컨대 하루 8시간 이상 집을 비우는 사람에게는 개를 보내지 않습니다. 가족 중에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도 입양할 수 없습니다.

티어하임의 시설은 동물들에게 건강하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입니다. 견사는 독방으로 각각 나뉘어 있고, 개들은 케이지에 난 출입문을 통해 자유롭게 실외로 나가 산책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독방이지만 투명한 벽을 설치하는 등 다른 개들과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개에겐 사회성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심신의 치료나 교정이 필요한 개는 재활센터에서 전문 수의사의 훈련과 치료를 받습니다.

고양이 사육장 역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리창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기 때문에 밝고 공간이 넓은 케이지마다 고양이들이 두세 마리씩 머물고 있습니다. 방에서 갖고 놀 수 있도록 장난감과 캣타워가 놓여있고, 견사와 마찬가지로 고양이용 출입문이 따로 나 있어 자유롭게 밖으로 나갈 수도 있습니다. 티어하임에선 방문자가 입양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고양이의 주거환경을 청결하고 쾌적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케이지에는 고양이의 이름과 사진, 생년월일, 보호된 이유, 병력 등이 기재된 자기소개 카드가 붙어 있습니다. 고양이의 사연을 보고 애착을 느낀 사람들이 입양까지 결심하게 되는 걸까요.

카드에는 고양이를 후원하는 후원자의 이름도 적혀있습니다. 티어하임에서 운영하는 특별한 제도입니다. 이곳의 개나 고양이와 짝이 된 후원자는 매달 일정 금액을 치료비 등으로 지원합니다. 후원 받던 동물이 입양되더라도, 후원금은 매달 입양가족에게 전달돼 입양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줍니다.

길고양이들이 거주하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사람과 지내는 것이 익숙지 않은 길고양이는 굳이 입양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중성화 수술 후 원래 있던 장소에 돌려보냅니다. 하지만 그곳 환경이 살기에 열악하다면 보내지 않고 보호한다고 합니다. 길고양이들은 티어하임의 커다란 풀숲에서 무리 지어 살고 있습니다.

 

티어하임에서 보호중인 동물들. 이곳의 동물 중 90% 이상이 새로운 가족을 찾는다.

 

반려동물 이외에 토끼, 다람쥐, 새, 파충류 등을 보호하고 있는 건물도 있습니다. 뱀이나 이구아나, 거북 등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각자의 생태환경에 맞는 충분한 면적의 공간에서 살고 있습니다. 말이나 미니돼지, 양 등 가축으로 길러졌던 동물도 넓은 목초지나 땅 위에서 유유자적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낯설게 느껴질 만큼 쾌적한 환경인데요. 이는 독일의 동물 관련 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독일에선 동물 케이지의 최소 면적은 동물의 크기에 따라 정해져 있습니다. 체고(서 있는 상태에서 지면부터 등까지 높이) 50㎝까지는 6㎡(약 1.8평), 65㎝ 이상은 10㎡(약 3평)로 정해져 있고, 채광, 환기, 난방설비 등에 관해서도 기준이 엄격합니다. 보호 환경에 대한 기준을 지키기 힘들어 펫샵에서는 케이지에서 보관해야 하는 개나 고양이 등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티어하임 시설의 연간 유지비는 800만 유로, 한화로 약 9억 6,700만 원입니다. 기업과 시민들의 후원금이나 상속 및 증여금으로 운영됩니다. 정부의 보조금은 일체 받지 않아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동물복지 정책을 제언할 수 있다고 합니다.

"동물을 살처분해서는 안 된다"는 독일 동물보호연맹의 철학 아래 운영중인 티어하임. 이름 그대로 1만 마리 동물들의 안락한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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