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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석의 글로벌교육] 프랑스의 인성교육과 ‘톨레랑스’

작성일 : 2017-04-01 15:56 작성자 : 강이석 (kpen@naver.com)

 

 

 

최근 잦아지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교육적 대안으로 인성 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단일 민족만 살고 있는 한국과 달리 외국의 경우 가치관이 형성되는 어린 시절부터 인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타인을 존중하고 에티켓을 지킬 것을 강조하는 교육을 어릴 때부터 한다. 이를 톨레랑스라고 한다.

 

이는 타인이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허용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프랑스는 16세기에 종교 전쟁과 18세기의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종교적 차이나 신분, 사상의 차이가 가져오는 비극이 얼마나 심각할 수 있는지 깨달았다. 그래서 톨레랑스는 프랑스가 오랜 역사적 경험을 통해 터득한, 각종 차이들로 인해 어떤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고 이를 방지하고자 한 공존의 원칙이다. 프랑스인들은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함께 살기(Vivre-ensemble)’의 인성덕목을 가르친다. 이는 유치원부터 도입되는 교육 강령으로 맨 첫 번째로 가르치는 항목이다. 함께 살기의 교육 과정에는 자신의 의견 말하기, 남의 말 듣기, 거짓말 안 하기 등의 공동체 생활에서 필요한 기초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 부모들이 가장 경시하는 말은 바로 앙팡루아. 외동인 아이들을 독단적이고 이기주의적으로 키우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배려하지 않을 경우를 비판하기 위해 사용되는 말이다. 이러한 앙팡루아를 경시하면서, 프랑스인들은 아이들에게 자기 의견이나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 방식을 기르게 한다. 한국에서는 이를 눈높이 교육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허락하는 대신 아이들의 의사나 그 일을 하고 싶은 이유를 묻는다. 숙제들 또한 자신의 행동이나 잘못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러한 인성교육제도를 통해 아이들은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멈추고 자신과 판연하게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러한 인성 교육은 창의성의 발달로도 이어지는데, 일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던 것들에 대해 사고하고 토론하게 되면서 자신의 의사나 주장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예술 교육은 감각을 어떤 방식으로 느껴야 하는지 가르치는 대신, 어떤 예술작품이나 물질에 대해 충분히 관찰하고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연령에 맞게 오감을 자극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언어활동, 체험활동, 신체활동, 미술활동을 연계해 수업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성교육과 창의성 배양을 기반으로 하는 결정체가 바로 프랑스의 유명한 시험 제도인 바칼로레아다. 바칼로레아의 경우 세 개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 네 시간에 걸쳐 답을 작성해야 하는 철학 시험이다. 하지만 이 철학 시험의 경우 단순히 철학 이론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생활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가치관 및 다양한 방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여부를 알아보는 문제다. 단순히 못 하는 학생을 가려내고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평소 자신이 얼마나 주변에 관심을 가졌으며 공존하기 위해 인성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바칼로레아 문제의 경우 단순히 시험을 보는 학생들 뿐 아니라 프랑스의 학자들과 정치가,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끊임없이 논의가 되어온다.

 

프랑스의 경우 다인종 국가이며, 해외에서 입양해 오는 아이들의 숫자도 높은 편이다. 이러한 입양아들이 당할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서 동년배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보다 더 강화시키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을 사춘기 시기에는 본 국적의 국가 문화나 언어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단순히 입양되었다는 묘한 부담감 대신 두 문화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익힐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올랑드 정부에서 여러 분야의 장관을 역임했던 플뢰르 펠르랭의 경우, 그녀는 입양된 한국계 프랑스인이라는 점에 대해서 부끄러워하는 대신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았다. 실제로 그녀가 도입한 법안이나 정책들을 보면, 그녀가 배우고 받아왔던 공존과 배려의 방식을 표현하는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프랑스의 인성 교육 제도는 창의성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타인과 공존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프랑스를 이끌어 나가는 필수적인 핵인 셈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외국인들의 거주나 외국인들과의 결혼 비율이 높아지면서 혼혈 학생들의 비율이 상승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 또한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소통을 배울 수 있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게다가 프랑스의 앙팡루아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외자녀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학교에서 논술 고사를 치러 시사 상식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지만, 이처럼 토론과 소통의 교육을 초등학교부터 실시한다면 한국 또한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다른 이들을 존중하고 보다 세계적인 위치로 나아갈 수 있는 인성교육의 토대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틴 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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