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동물화장장, 행정심판에 떠넘기는 지자체들

작성일 : 2017-04-11 16:45 작성자 : 임향숙

 

경기 의정부시에서 3년째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한달에 3~5마리 정도 나오는 동물 사체 처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사체를 동물화장시설 등에 의뢰해야 하는데 인근에 화장시설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인근 포천에 동물화장장 설치가 추진됐으나 시가 허가를 반려한 까닭에 차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김포시의 한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며 “동물화장장이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이 반려동물이 급증하는 추세와 달리 동물사체를 처리할 동물화장장에 대해 ‘사업 불가’를 남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이나 규정 보다는 주민 반발에 떠밀려 불승인 처분을 했다가 행정심판으로 내몰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10일 경기 포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132㎡ 규모의 동물사체를 처리할 장묘건축시설 설치 신고에 대해 불허가 처분했다.

 

시는 건축법 상 문제없다고 판단, 허가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반대하자 ‘국도 300m안에는 동물화장장을 설치할 수 없다’는 내부 지침을 만들어 불허가 처분했다. 업체의 청구로 결국 이 문제는 경기도의 행정심판으로 가려지게 됐다.

 

양주시는 이미 건축허가가 나간 동물화장장을 취소했다가 행정심판대에 간 경우다. 시는 2015년 196㎡ 규모의 동물화장시설 신축허가를 내줬으나 3달 뒤 주민 반대 민원을 이유로 허가를 취소했다. 결국 해당 장묘업자가 청구한 행정심판에서 패소해 올해 1월 재허가를 내주는 해프닝을 빚었다.

 

광주시도 2014년 동물장묘업 등록을 위한 관련 시설 설치 신고서를 반려했다가 행정심판에 이어 행정소송까지 가는 1년여 법리 다툼 끝에 등록을 받아줬다.

 

파주시와 고양시도 지난해 주민들이 시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집단 반발하자 동물화장장 허가 신청을 반려했다가 잇따라 행정심판을 받았다.

 

이처럼 지자체가 동물보호법 등 관련 법에 따른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눈치를 보며 허가여부를 판단하다 보니 행정심판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허가요건을 갖추어도 주민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행정심판에서 질 게 뻔한데도 불허가 처분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오히려 면피용으로 이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이런 ‘막고 보자’는 식의 행정으로 등록 반려동물수가 급증하면서 애완동물 화장수요도 늘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동물 장묘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 31개 시군에 등록된 반려동물이 28만4,000여마리로 전국의 29%를 차지하고 있지만, 동물화장장은 7곳에 불과하다. 경기북부 10개 시ㆍ군엔 단 1곳만 허가를 받아 운영중이다.

 

박우대 서정대 애완동물과 교수는 “애완동물 산업이 급성장해 허가만 막을 경우 불법매장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동물화장장에 대한 잘못된 인식개선과 화장수요에 맞게 주민에 피해가 가지 않는 첨단시설을 갖춘 동물화장장 등의 허가를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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