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버림받은 동물들 살릴 수 있다면…"

작성일 : 2017-08-28 17:35 작성자 : 강유정

  포인핸드 이환의 수의사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왜 작은 생명이 도움 없이 죽어 나가야만 하는지. 동물을 살리고 싶어서 수의사가 됐는데 반대로 죽이는 일을 해야 한다니…  

공중방역 수의사였던 이환희 씨는 동물들을 살처분해야 했고, 유기 동물들의 안락사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그렇다고 군 복무 의무를 저버릴 순 없었다.  

수의사로서 미안함과 책임감으로부터 시작했다.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지켜내자.’ 

그렇게 그는 유기동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포인핸드(Paw in Hand)’를 만들고 사회적 기업 포인핸드의 대표가 되었다.  

다행히 반응도 좋았다. 포인핸드는 누적 다운로드 수 32만 건을 기록, 2017 제5회 대한민국마케팅대상에서 상을 수상하며 대표적인 반려동물 관련 앱에 이름을 올렸다. 이환희 대표로부터 포인핸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포인핸드(Paw in Hand)는 뜻 그대로 사람과 동물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의미합니다. 포인핸드를 통해 사람과 동물이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라며 지은 이름입니다.”

포인핸드는 전국 보호소 유기동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사용자들이 등록한 데이터를 이용해 위치기반 서비스도 제공한다. 앱을 이용해 유기동물 입양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또한 키우던 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편리하게 실종 전단을 만드는 기능도 있다. 입양한 동물에 대해서 입양후기를 작성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도 있다. 

개인 동물 보호 활동가들이 늘었다 

“입양되는 동물뿐 아니라 포인핸드를 이용하는 개인 동물 보호 활동가도 늘었습니다.” 

처음 포인핸드를 만들 당시 보호소로 입양 문의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금은 보호소 담당자들이 항의할 정도로 문의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 최근 2년간 포인핸드에 올라온 입양 후기만 2000건이 넘는다. 

뿐만 아니라, 포인핸드를 통해 개인 동물 보호 활동가들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앱 내의 [실종/보호] 메뉴에 들어가면 개인 동물 보호 활동가들이 보호 중인 유기동물에 대한 공고도 자주 눈에 띈다. 이들은 유기동물을 보호소에 보내지 않고 개인적으로 보호하며 주인을 찾아주고 있다. 

포인핸드를 통해 유기동물을 입양하면 할인 혜택도 제공 받는다. 포인핸드측은 지역 동물병원과 함께 포인핸드를 통해 입양된 유기동물에 한해 동물 건강검진비의 50%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활약상을 토대로 포인핸드는 지난 3월 한국마케팅협회에서 개최한 2017 제 5회 대한민국마케팅대상에서 앙트러프러너쉽(The Prize of Entrepreneurship) 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7년 5월 29일 농식품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유기동물 정보 공유서비스와 반려동물에 대한 소통 플랫폼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돈 안 되는 일’… 하지만 해야 했다  

“수의사로서 지켜줄 수 없었던 동물들에 대한 미안함과 진심을 담아 시작한 일입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동물을 구하려 수의사가 되었건만 수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처음 한 일은 그들을 죽이는 것이었다.  
 

그가 가평군 공중방역 수의사로 근무할 당시 주 업무는 가축 방역과 동물 보호였다. 구제역이나 AI가 발생했을 때 동물들을 살처분하고 보호소에서 임시 보호 기간이 지난 동물들의 안락사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담당 공무원과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유기동물에 대한 홍보뿐이었다. 하지만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끔찍한 죽음도 반복되니 적응이 됐다. 이 대표도 다른 사람들처럼 측은지심이 무뎌지고 있었다.

‘정보의 접근성과 공유성을 개선하면 더 많은 유기동물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수의사이면서 프로그램 개발자였던 그는 유기동물을 위한 앱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지난 2013년 8월경부터 퇴근 후 새벽까지 앱 개발에 몰두했다. 

“형 유기동물 앱을 누가 써요?” 

포인핸드 앱 개발 의지를 밝혔을 때 주변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친한 동생은 “반려동물 앱도 사람들이 많이 안 쓰는데, 유기동물 앱을 누가 쓰냐”며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눈앞의 수익을 좇기보단 생명의 가치에 중점을 두었다. 우려와 달리 상황은 긍정적으로 흘러갔다. “가족과 지인들도 해를 거듭하면서 사용자와 유기동물 입양 사례가 늘어나는 것을 보곤 자기 일처럼 좋아했습니다.” 

덕분에 동물병원을 그만두고 사회적 기업가로 도전을 시작할 때도 주위에서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의 전환 
 

작년까진 그가 수의사로 활동하며 번 돈으로 서비스를 운영했다. 동물 보호를 후원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선 위험한 판단이었다.  

“제가 무너지면 포인핸드 서비스가 무너지고, 입양을 기다리는 전국 유기동물들의 희망 또한 좌절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현재 그는 사회적 기업가의 길을 선택했다. 비즈니스적인 부분도 고려해 수익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포인핸드는 동물 보호 디자인 상품을 후원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의 50%는 치료가 필요한 유기동물을 위해 쓴다. 

최근 다음 스토리펀딩을 통해 1600만원을 후원받기도 했다. 후원자들에게 보낼 상품 제작비를 제외한 모든 금액을 동물보호시민단체인 ‘카라(KARA)’의 파주보호소 건립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호소 환경 개선이 근본적 과제 

유기동물 이슈의 근본적인 문제는 지자체 보호소의 환경이다. 인력이나 재정 부족으로 동물들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입양 절차가 걸림돌이 될 때도 많다. 단순히 앱 서비스를 개선해 유기동물을 구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이 대표는 ‘보편적인 동물 보호’를 추구한다. 동물 보호 운동은 거창한 것이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는 “보편적 동물 보호 문화가 동물보호법 개정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인핸드는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으로 ‘사지 않고 입양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동물보호에 관심 있는 동물병원과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을 넘어 실생활에서의 파급력도 키워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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